레전드 버린 서울, 팬심 폭발! '기성용 이적'에 린가드마저 눈물 터졌다

 FC서울의 주장 제시 린가드가 팀을 떠나는 '레전드' 기성용에게 뜨거운 작별 인사를 건넸다. 지난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 홈 경기에서 서울은 4-1의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오랜만에 팬들에게 시원한 경기를 선사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그라운드를 감돈 분위기는 승리의 환호성만큼이나 짙은 아쉬움과 복잡한 감정들이 뒤섞여 있었다. 포항 이적을 앞둔 '캡틴' 기성용과의 마지막 인사에 린가드는 "굉장히 감정적인 순간이었다. 기성용도 감정이 올라와 있던 상태였다. 많이 슬퍼하고 있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후, 린가드는 팀 동료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던 기성용을 찾아 껴안고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두 선수의 포옹은 단순한 작별을 넘어, 지난 시간 동안 쌓아온 깊은 유대감과 존경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린가드는 지난해 서울 유니폼을 입고 K리그 무대에 발을 디딘 이후, 영어가 능통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동시대에 활약했던 기성용의 전폭적인 도움을 받으며 빠르게 팀에 적응할 수 있었다. 특히 린가드 본인이 주장 완장을 찬 이후에도, 원래 캡틴이었던 기성용이 리더로서의 역할을 돕고 팀에 녹아들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밝히며 기성용에게 깊은 고마움을 표했다.

 

린가드는 기성용과의 대화 내용을 상세히 전하며 진심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나를 도와줘서 정말 고마웠고, 내가 기성용 덕에 이렇게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어디에 있든 응원하고 지지할 것이란 이야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동료애를 넘어, 기성용이 린가드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린가드의 말 속에는 기성용이 단순한 팀 동료를 넘어, 낯선 타지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자신에게 정신적인 지주이자 든든한 조력자였음을 암시하는 듯했다.

 

어느덧 36세에 접어든 기성용은 올 시즌 팀 내 입지가 좁아지면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최근 김기동 감독과의 미팅을 통해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됐음을 통보받았고, 이는 그가 정든 서울을 떠나 포항 이적을 결심한 배경이 되었다. 한 구단의 '레전드'가 이적을 결정하는 과정은 언제나 팬들에게 큰 충격과 아쉬움을 안긴다. 린가드는 이러한 상황을 옆에서 지켜보며 "기성용은 명실상부 우리 구단의 레전드"라고 강조하면서도, "프로 선수로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프로 선수로서 해야만 하는 결정의 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며 기성용의 선택을 존중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프로의 세계에서 불가피하게 찾아오는 변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린가드의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는 덧붙여 "기성용은 어디를 가든 서울의 레전드로 남아 있을 것"이라며 기성용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한편, 기성용 이적 여파는 포항전에 나선 서울 선수단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경기 내내 서울 서포터들은 김기동 감독과 구단을 향한 거센 야유와 항의를 쏟아냈다. 이는 승리에도 불구하고 경기장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었다. 린가드는 이러한 팬들의 반응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팬들의 존재가 우리에게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오늘 쉽지 않았다. 경기장 분위기가 선수로서 뛰는 데 있어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팬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린가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찾으려 노력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모든 분이 우리를 응원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그래도 부분 부분 우리를 응원해 주는 서포터가 있었던 것 같다. 그들 덕에 힘을 많이 얻었다"며 자신들을 지지해 준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특히 어린 선수들이 이러한 압박감 속에서도 제 기량을 발휘한 것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어린 선수들은 오늘 같은 경기장의 분위기가 정말 쉽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경기장에서 자신의 축구를 보일 수 있다는 게 정말 쉽지 않을 텐데, 모든 어린 선수들이 오늘 경기장에서 자신의 것 그 이상을 보여줬다"며 어린 선수들의 투혼과 정신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는 주장으로서 팀원들을 독려하고 보호하려는 린가드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린가드는 앞으로도 변함없는 팬들의 지지를 당부하며 팬심 달래기에 나섰다. "홈 경기장에서 뛸 때는 우리 팬분들의 응원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팬들의 성원이 선수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역설했다. 기성용의 이적은 FC서울에게 단순한 선수 한 명의 이탈을 넘어, 구단의 정체성과 미래에 대한 고민을 안겨주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러한 격변의 시기에 린가드는 새로운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고, 팬들의 불만을 잠재우며, 팀의 결속력을 다져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게 되었다. 기성용이라는 거대한 존재가 떠난 자리를 메우고, 다시금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은 린가드와 FC서울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