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아트서울 2026, 완판 행진 속 신진 작가 발굴 성과
회화 위주의 단조로운 국내 아트페어 시장에서 조각과 입체예술을 전면에 내세운 조형아트서울이 차별화된 정체성을 확립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제11회 조형아트서울은 나흘간 약 4만 명의 관람객을 불러모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국내외 102개 갤러리가 참여한 이번 행사는 대형 조각부터 미디어 설치, 유리 공예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입체 작품들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시각적 경험을 선사했다는 호평을 받았다.올해 행사는 관람객의 편의와 작품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전시장 구성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었다. 특별조각전 공간을 대폭 확장하고 휴게 공간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동선을 설계하여 대형 작품들을 더욱 쾌적하게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특히 입체 작품의 비중을 의도적으로 늘려 조형예술 전문 페어로서의 전문성을 강화한 점이 돋보였다. 정돈된 부스 배치와 세련된 전시 연출은 관람객들이 작품 하나하나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행사의 질적 성장을 입증했다.

11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특별전 'NEW CHANCE'와 '11개 대학 조각 특별전'은 이번 행사의 핵심적인 관전 포인트로 작용했다. 현대 조형예술의 확장성을 탐구한 특별전에서는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적인 시도들이 돋보였으며, 전국 주요 미술 대학이 참여한 대학 특별전은 한국 조각계의 미래를 짊어질 신진 작가들의 신선한 감각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교수진과 제자들이 함께 꾸민 이 전시는 조형예술의 현재와 미래를 한자리에서 조망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예술적 가치를 동시에 인정받았다.
시장 반응 또한 뜨거웠다. 수십만 원대의 부담 없는 소품부터 합리적인 가격대의 회화와 조각들이 활발하게 거래되며 작품 소장의 문턱을 낮췄다. 갤러리 엠과 YK갤러리 등 주요 참가 화랑들은 수십 점의 판매 실적을 올렸고, 특정 작가의 작품이 완판되는 사례도 잇따랐다. 특히 대만 등 해외 갤러리들도 고른 판매고를 기록하며 한국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는 초고가 위주의 시장과는 다른, 대중적이고 실질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어포더블 아트페어'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결과다.

단순한 판매를 넘어 기업과 대형 컬렉터들의 문의가 쏟아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장에서는 건축물 조형물이나 기업 로비에 설치할 대형 조각에 대한 구매 상담이 활발히 진행되어 향후 추가적인 계약 성사 가능성을 높였다. 평면 회화에만 집중되던 컬렉터들의 관심이 부조와 유리, 미디어 등 입체적인 공간 예술로 확장되고 있음을 실질적인 데이터로 증명해낸 셈이다. 새롭게 도입된 전시형 VIP 라운지 역시 품격 있는 휴식 공간을 제공하며 컬렉터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조형아트서울 2026은 난립하는 아트페어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신준원 대표는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외 작가들이 고르게 주목받고 조형예술에 대한 시장의 수요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회화 중심의 시장 틈새를 공략해 조각과 입체예술의 대중화를 이끈 이번 성과는 국내 미술 시장의 외연을 넓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차별화된 기획력과 안정적인 운영을 바탕으로 조형아트서울은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조형예술 플랫폼으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